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시리아에서 여성, 어린이 등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 발생한 화학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책의 이런 극악무도한 행동은 지난 (미국) 행정부의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이 초래한 결과”라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화학무기 사용을 막기 위한 ‘레드 라인’(금지선)을 설정하겠다고 해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3년 시리아 구타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사린(신경 가스) 살포로 민간인 대량 살상 사태가 터지자 재발을 막기 위해 ‘레드 라인’을 설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 행동을 승인하지 않아 ‘레드 라인’을 현실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중 절반을 오바마 정권을 비난하는데에 할애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오바마를 향해 시리아에 레드라인을 설정하지 말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언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2013년 9월5일 트위터에서 “어리석은 우리 지도자에게 말한다.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며 “만약 (공격)한다면 아주 나쁜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고 그 싸움에서 미국은 얻을 게 없다”고 말했었다.
트럼프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 얻는건 없고 잃을건 아주 많다”며 “당신의 ‘화약’을 다른, 더 중요한 날을 위해 아껴두라”고 트위터를 통해 거듭 강조했다.
WP는 “오바마 정부를 가혹한 어조로 비판하면서도 자신이 어떤 방침을 다르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리아 서북부 이들리브 인근 지역에서 내전 6년 이래 최악의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 11명을 포함, 최소 100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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