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中탁구팀 초청했던 닉슨처럼 관계개선 전기 마련 필요” 제안
시진핑, 아베와 달리 골프 안쳐… 마러라고 리조트서 숙박 안할듯
정상회담外 다른 일정 안 잡혀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가방을 잠시 닫고 탁구채를 꺼내들어야 할 때다.”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탁구팀을 초대해 미중 데탕트를 이끈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을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이같이 제안했다.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이지만 두 정상의 골프 라운딩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시 주석은 골프를 전혀 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도 두 정상이 플로리다에서 25시간을 함께 보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특히 골프를 부패의 상징처럼 인식한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반부패 운동의 하나로 공산당원들의 골프 라운딩을 강력히 단속했고, 공직자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그 여파로 중국 전역의 골프장들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설사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를 쌓기 위해 마지못해 골프장에 나타나더라도 두 정상이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마러라고 방문 때처럼 27홀 골프를 즐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중국은 미국이 견제해야 할 국가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 불균형, 북핵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의 충돌을 예고한 상태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달리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잠을 자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비밀경호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마러라고에서는 정상회담 이외의 다른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전했다. 플로리다 주 현지 언론은 시 주석이 차로 15분 떨어진 ‘오팜비치 리조트 앤드 스파’에 머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국 방문에 앞서 4일 핀란드를 찾았다. 미국만을 방문하는 여행길이 아니라 여러 나라를 찾는 순방임을 강조해 대국의 체면을 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러라고에서 두 정상이 언론을 향해 어떤 포즈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만남에서 19초간 악수를 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아베 총리를 비롯해 다른 나라 정상들을 편하게 대하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시 주석에게는 선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정상회담에서 불편한 논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친근감을 표현할 경우 시 주석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 이어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마러라고에 초대된 두 번째 정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세계 질서를 이끄는 주요 2개국(G2) 정상으로서 시 주석을 예우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6일 오후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 성명을 발표한 이후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공식 만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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