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부인 초청해 직접 소개… 국방비 증액 필요성 우회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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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첫 해외작전 중 순직
“그는 영웅” 7차례 호명에 2분간 박수


“라이언의 유산은 영원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렇게 말하자 CNN 등 언론들은 일제히 청중석에 앉은 한 여성을 클로즈업했다. 주인공은 캐린 오언스. 불과 한 달 전인 1월 29일 예멘 대테러 작전에서 순직한 해군특수부대 네이비실 라이언 오언스 중사의 부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언스 중사를 “나라를 위해 싸운 영웅이며 전투사”라고 치켜세우며 일곱 번이나 호명하자 장내에는 2분간 우렁찬 박수가 울려 퍼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옆에 앉아 있던 캐린은 끝내 굵은 눈물을 흘렸다. 두 손을 맞잡고 하늘을 바라보며 무언가 중얼거리기도 했다. 참석자들도 그녀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캐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라이언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해도 굳은 표정이었다. 남편을 죽음으로 내몬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원망이 섞인 듯했다. 예멘 대테러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해외 군사작전이었지만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무리하게 단행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를 초대한 것은 강력한 군대와 국방비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고사령관으로서 (실패한 작전을 부각시킨 것은) 충격적”이라고 평가했지만 “감동적인 장면이었다”는 호평도 나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전사자#국방비 증액#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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