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 향하는 ‘러시아 커넥션’의혹… 의회 “철저히 수사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플린 안보보좌관 낙마 후폭풍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에 휩싸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임한 뒤에도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 의회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고 관련 의혹들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러시아 내통 스캔들’이 서서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여 오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플린 외에 다른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도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러시아 정보당국과 반복적으로 접촉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자세한 접촉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의 접촉 시기가 러시아의 대선 해킹 개입 의혹이 불거진 때와 겹쳐 ‘대선 개입’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라고 NYT는 전했다. 특히 당시 러시아 측과 접촉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에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위원장, 공화당 선거전략가 로저 스톤 등이 포함돼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자칫 트럼프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몸통’이 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안보 목적의 도·감청 업무를 전담하는 국가안보국(NSA)이 파악했고, 이후 연방수사국(FBI)이 주미 러시아대사와 플린의 통화 감청 자료 등을 넘겨받아 조사를 벌였다. FBI는 플린을 지난달 따로 불러 러시아와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했는지를 조사했다. 플린이 제재 해제 논의 혐의를 계속 부인하자 법무부가 지난달 26일 백악관에 “플린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플린의 거짓말을 빌미로 그를 협박(blackmail)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FBI 조사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에게 러시아 외교관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를 논의할 것을 지시한 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의혹과 무관하다고 방어막을 쳤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도널드 맥건 백악관 변호사로부터 플린 의혹에 관한 브리핑을 들었으며 플린에 관한 이슈를 수주간 재검토하고 평가한 끝에 플린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고 느꼈다”고 경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10일 기자들이 플린 관련 의혹을 묻자 “그에 관해선 모른다. 관련 보도를 본 적도 없다”고 발뺌해 스파이서의 해명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와 러시아 간의 커넥션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연계 의혹에 관한 FBI의 공식 수사를 촉구했다. 펠로시는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재정적, 개인적, 정치적 장악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래서 ‘러시아 커넥션’의 진실이 어떤 것인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동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이번 기회에 미국의 대(對)러시아 정책을 분명하고 명백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플린#트럼프#러시아커넥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