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입장료 안 내려고 담 넘은 관람객, 하필 호랑이 우리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0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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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30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경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 야거얼(雅戈爾) 동물원에서 관람객 장(張)모 씨가 호랑이 우리 안에서 물어 뜯겨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설 연휴를 맞아 동물원에 간 온 장 씨는 입장료를 내지 않으려고 담을 몰래 넘어 호랑이 방사 구역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홍콩 펑황망(鳳凰網)이 29일 보도했다. 이곳 동물원 입장료는 130위안(약 2만3000원)이었다.


장씨는 아내와 두 아들, 지인인 리(李) 모씨 부부 등 5명과 함께 동물원을 찾았다. 다른 가족 4명은 입장권을 끊어 동물원에 들어간 반면 장 씨와 이 씨는 외벽을 넘어 몰래 동물원에 입장하기로 하고 함께 담을 탔다.

두 사람은 3m 높이의 동물원 북문 서쪽 외벽을 넘어갔으나 또 다른 역시 3m 높이의 벽이 있었다. 리 씨는 담장 위에 철조망까지 쳐져 있어 포기했지만 장 씨는 이를 넘어들어갔다. 하지만 장씨가 들어간 곳은 호랑이들을 방사해놓은 우리였다.

장 씨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자 동물원 측은 공포탄과 폭죽을 쏴 1시간 만에 장 씨를 호랑이에게서 분리시켜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장 씨를 숨지게 한 호랑이는 동물원 측이 사살했다.

지난해 7월에는 베이징(北京) 연칭(延慶) 현 바다링(八達嶺) 야생동물원에서 사파리 관람차를 타고 있던 한 여성이 갑자기 차 문을 열고 나갔다가 호랑이에게 끌려갔다. 이에 놀란 이 여성의 남편과 친정어머니가 호랑이를 쫓아가다가 친정어머니가 다른 호랑이에게 물렸다. 결국 친정어머니는 사망하고 여성은 크게 다쳤다. 이 동물원에서는 2014년 벵골 호랑이가 관리원을 물어 죽이는 등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2015년 8월에도 허베이(河北) 성 친황다오(秦皇島) 야생동물원에서 사파리 관람차량에서 나온 여성 관광객 한 명이 호랑이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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