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사진)이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교정상화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동시에 쿠바 주권을 미국에 양보하는 방식으로는 대화할 수 없다는 분명한 전제도 제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카스트로 의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개최된 33개국 중남미·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 연설에서 “미국과 쿠바 간 공통 이익이 되는 문제에 대해 정중한 대화와 협력을 추구할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동등함과 상호성, 자주권과 독립 존중을 바탕으로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려는 쿠바의 희망을 표명하고 싶다. 양국은 차이를 존중하고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주도록 세련된 방법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카스트로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국가들의 주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양보를 받아내려고 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쿠바가 독립과 주권을 양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카스트로 의장이 미-쿠바 양국 현안에 대해 내놓은 첫 발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미국 우선주의’를 적용해 국교 정상화 협상이 미국에 유리하지 않으면 쿠바와의 관계를 다시 단절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카스트로 의장 역시 쿠바에 불리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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