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대처 같은 긴밀한 관계 고대”… 탄력붙은 ‘美英 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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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메이와 첫 정상회담… 36년전 레이건도 대처와 첫 회동
양자 무역협정 논의 빨라질 듯

 1981년 2월 26일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마주 앉았다. 두 시간의 회담 중 30분은 배석자 없이 두 정상만 별도로 회담을 했다. 영국은 기름값 급등과 세계경제 침체로 실업률 상승, 무역적자 급증,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어려움이 클 때였다. 1984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의 패배가 예상되던 상황이었지만 레이건은 참모들의 만류에도 취임 이후 서방국 가운데 첫 대화 상대로 대처를 택했다. 레이건은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미 32대 대통령)와 윈스턴 처칠(영국 42, 44대 총리)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의 앵글로-아메리칸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36년이 흘러 27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역시 취임 후 첫 회담 상대로 메이를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메이 총리와의 통화에서 “레이건과 대처가 누렸던 긴밀한 관계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2011년 기밀이 해제된 레이건과 대처의 정상회담 회의록에는 지금과 비슷한 대목이 많다. 당시 주요 핵심 과제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회담 직전에 제안한 미소 정상회담이었다. 대처는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등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지만 레이건은 “소련 제안에 상당한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한 트럼프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한 메이 모두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에 의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는 25일 “회담에서 영국의 국익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놓을 것”이라며 “양국 간 무역협정을 통해 두 나라의 번영과 경제발전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과 대처는 첫 정상회담 이후 8년 임기 내내 ‘절친’으로 지냈다. 직함 대신 서로를 ‘론’과 ‘마거릿’으로 부를 정도였다. ‘레이거노믹스’와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강력한 신자유주의 경제관도 비슷했다. 시대가 흘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메이 총리를 ‘매기(Maggie)’라고 부르며 친밀함을 보이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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