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에는 불”… 고문-비밀감옥 부활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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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유엔 분담금 40% 삭감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사에서 ‘박멸’ 의지를 천명한 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과 싸우기 위해 고문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국제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지키기 위해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 고문이 효과적이라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리즘이라는) 불에는 불로 대응해야 한다(fight fire with fire)”며 “최근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에게 ‘고문이 그런 단체들에 효과적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중앙정보국(CIA)이 테러리스트를 고문하기 위해 운영했던 ‘비밀감옥’ 부활 등을 담은 행정명령 초안을 마련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미 상원은 2015년 고문금지법을 통과시켜 현재는 모든 형태의 고문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행정명령안은 미국이 가입한 다자 조약을 재검토해 기준에 맞지 않는 기구에서 탈퇴하고 유엔 등에 내는 분담금의 최소 40%를 삭감하는 한편 새로운 다자 조약에 가입하지 않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분담금의 22%를 책임지는 미국이 이 행정명령을 발동할 경우 유엔의 활동 자체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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