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프타 재협상” 美우선주의 첫 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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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와 조만간 정상회담… “재협상 거부땐 협정 폐기” 밝혀
한미FTA도 ‘재협상 먹구름’… 백악관 “언론 공격에 맞서 싸울것”
‘취임초 언론과 허니문’ 관례 깨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틀 만에 보호무역주의 카드를 빼들었다. 22일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첫 조치로 멕시코, 캐나다와 맺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NAFTA를 재앙이라고 규정했던 트럼프가 취임과 동시에 곧바로 자신의 구상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재협상 요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 참석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나 NAFTA와 이민 문제, 국경에서의 치안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트뤼도 총리도 조만간 접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대통령 취임에 맞춰 발표한 ‘6대 국정 과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 재협상을 공약했으며 우리의 파트너(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 대한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NAFTA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당사국들에 통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통상정책 수장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 후보자로 하여금 미국이 맺고 있는 모든 무역협정을 점검해 필요하면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NAFTA는 협정을 맺고 있는 한 국가의 통보만으로도 재협상이 시작되며 이후 180일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협상은 그대로 폐기된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NAFTA 규정을 바꾼다든지 NAFTA 폐기를 선언할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 제품 가격이 올라가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미국산 제품의 멕시코·캐나다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은 이날 통화를 하고 북미 경제 통합 증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하는 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백악관이 출범 직후부터 대대적인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어 또 다른 정치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상 대통령 취임 초에는 정권의 연착륙을 고려해 백악관과 언론이 ‘허니문’ 기간을 갖기 마련인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 기간이 아예 사라진 것이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 등 일부 기성 언론들이 트럼프 취임식과 8년 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를 비교한 데 대해 “요점은 취임식 인파의 규모가 아니라 취임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적법성을 훼손하려는 시도와 공격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앉아서 그냥 받아들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언론의 공격에) 매일 필사적으로(tooth and nail) 맞서 싸울 것”이라고도 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NBC 방송에 나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전날 취임식 인파를 부풀려 말한 데 대해 “이는 그 나름대로 ‘대안적 사실’을 말한 것이다. 거짓이 아니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하지만 콘웨이의 ‘대안적 사실’이라는 발언에 미 언론은 “대안적 사실은 사실이 아닌 만큼 결국 거짓과 뭐가 다르냐”고 비난하고 나섰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
#트럼프#나프타#미국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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