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요타, 美에 공장 지어야… 멕시코서 들여올거면 국경稅 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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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GM 이어 외국기업 첫 압박… 멕시코에 공장 둔 한국기업 긴장

 미국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를 정치적 명분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트위터로 대기업 협박하기’가 국경을 넘어 외국 기업까지 정조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 도요타가 미국(수출)용 코롤라 자동차를 생산하는 새 공장을 멕시코 바하(Baja)에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림없는 얘기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아니면 (미국에 수출할 때) 많은 국경세를 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공장의 멕시코 이전이나 멕시코 내 공장 신설을 추진하는 미국 제조기업 캐리어(에어컨), 포드 GM(이상 자동차) 등을 향해 비슷한 경고를 해왔는데 외국 기업을 겨냥한 건 도요타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요타를 향한) 트럼프의 트위터 위협은 도요타 최고경영자(CEO) 도요다 아키오가 자동차업계 신년하례식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예정된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은 그대로 추진할 것’이란 의사를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4월 “멕시코 과나후아토 주에 공장을 건설해 2019년부터 코롤라 자동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의 공격으로 뉴욕과 도쿄 증시의 도요타와 관련된 자동차업계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도요타는 성명을 내고 “도요타는 미국 내 10개 공장에서 13만6000명의 (미국인)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 설립으로 미국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정부와의 협력을 기대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WSJ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한국의 모든 자동차 회사가 임금이 낮은 멕시코에서 소형차 생산공장을 두고 있고 이 덕분에 미국 소비자들은 소형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트럼프가 이런 생산-판매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의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올해 목표 생산량은 약 25만 대. 이 중 10만 대 정도는 미국으로 수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대로 멕시코 생산품에 관세 35%를 매길 경우 직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서동일 기자
#트럼프#도요타#국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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