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잇달아 주저앉힌 트럼프 포드 백기 들자 이번엔 GM 압박

  • 동아일보

포드, 멕시코공장 설립계획 포기
트럼프 “GM, 미국서 車 만들든가 아니면 세금 더 내라” 트위터에 글

 
대선 기간 “멕시코 중국 등에 빼앗긴 미국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고 공약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1·사진)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 자동차업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협박에 가까운 압박에 포드는 두 손을 들었고 제너럴모터스(GM)도 고민에 빠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 크루즈’를 국경 넘어 미국 내 판매점으로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GM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든가, 아니면 많은 국경 세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 인디애나 공장의 멕시코 이전 계획 등을 ‘트위터 공격’으로 백지화한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엔 GM을 정조준한 셈이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미국 기업이 멕시코나 중국 등 해외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GM 측은 성명을 내고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크루즈 차량은 총 19만 대인데, 이 중 멕시코에서 생산해 수입한 ‘크루즈 해치백’은 2.4%인 4500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전문 CNBC방송은 “트럼프의 트위터 몇 줄 때문에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정부에 공급하는 비행기 가격을 내려야 했고, 캐리어는 공장 해외 이전 계획을 백지화했다. GM도 (억울하더라도) 어떤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로 공장 이전을 추진해 온 포드는 트럼프가 GM을 압박한 3일 산루이스포토시에 16억 달러 규모의 소형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 대신 미시간 주 플랫록에 7억 달러(약 8400억 원)를 투자해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드의 계획 변경으로 미국에 새로운 일자리 700여 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대기업 주저앉히기’ 공세에 대해 미 정치권에선 “자유시장 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을 부러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관련 당사국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멕시코 정부는 3일 경제부 성명을 통해 “포드의 멕시코 투자 결정 철회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런 비판과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행정부는 단순한 2개의 원칙만 따를 것이다. 첫째, 미국산 제품을 사고, 둘째, 미국인을 고용하라”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철저한 보호무역 기조 속에 미국 우선의 경제·통상정책을 펼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트럼프#대기업#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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