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때 헬리콥터 이벤트? 비용은 어디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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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식 때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행사장으로 내려오는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 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의 한 대형 연회장에서 열린 '대선 승리 축하 및 취임식 비용 모금' 조찬 행사에서 "내가 출연했던 TV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의 책임 프로듀서 마크 버넷이 '파격적인 헬리콥터 취임식'을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어제 만난 버넷이 '대통령 취임식을 재창조할 필요가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식장에 등장하고, 뉴욕 맨해튼의 (가장 화려한 쇼핑가인) 5번 애비뉴에서 취임 축하 퍼레이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TV쇼 같은 등장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전력에 비춰 볼 때 이날 발언은 '헬리콥터 취임식' 실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때 건물 로비의 대형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또 올해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될 때는 화려한 불빛 속 '검은 그림자'의 모습을 연출하며 무대에 등장했다. NYT도 "트럼프 당선인이 리얼리티 TV쇼의 대가(大家)인 버넷과 함께 취임식을 대형 리얼리티 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기자에게 "트럼프가 '기존 대통령 취임식의 틀을 깨는 헬리콥터 퍼포먼스를 제안 받았다'고 언급한 건 맞지만 '그렇게까지 할 수 있겠느냐'는 다소 회의적인 어조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억 달러(약 2340억 원)나 되는 취임식 비용의 3분의 1인 6500만~7500만 달러를 세금이 아닌 기부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NYT는 이미 5000만 달러 이상이 모금돼 목표액을 곧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모금 기록(5300만 달러)도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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