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기민당 당수 재선…“부르카 금지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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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슬람 여성의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를 법적으로 금지하겠다고 6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당수로 재선에 성공한 메르켈이 이날 독일 에센에서 열린 기독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만 명에 이르는 이민자를 받아들일 정도로 개방적인 정책을 펼쳤던 메르켈이 강경책을 택하는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메르켈은 "지난해 여름과 같은 (난민 위기) 상황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하며 되풀이될 수 없다"며 "전신을 가리는 복장은 (독일에서)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가능한 곳에서는 금지돼야한다"고 밝혔다. 메르켈은 또 "독일법은 한 부족의 규율이나 샤리아법보다 우선"이라며 "평행사회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유럽에서 부르카를 금지한 나라로는 프랑스가 있다.

WP는 "관용적인 입장으로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메르켈이 실익을 얻기 위해 우회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난민 대거 유입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메르켈의 4선을 노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것이다. 메르켈의 기민당은 9월 메르켈의 지역구가 있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패배해 3위에 머무는 등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메르켈은 이 같은 반(反)난민 정서를 포용하면서도 "이 세계는 흑백으로는 정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 나라를 개선해 나가는 쉬운 해법들이라는 것은 드물다"며 극우 정당의 성장을 경고했다.

메르켈은 이날 대의원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지율 89.5%로 임기 2년의 당수에 재선됐다. 직전 당수 선출이 있었던 2014년 96.7% 지지를 받은 것에 비하면 약간 떨어진 수치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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