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켈, 총리 4연임 도전… ‘콜 기록’ 넘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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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경쟁력 대체자 못찾아… 우경화 정세속 존재가치 더 부각
국민 55%도 4선 도전 지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2·사진)가 내년 9월 총선에서 총리직 4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 자신이 당수로 있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민당) 지도부 회합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를 위해 다음 달 5일 시작되는 에센 전당대회 때 임기 2년의 기민당 당수직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메르켈은 21일로 총리직 수행 기간 만 11년을 채우게 됐다. 그런 그가 내년 9월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임기 4년을 채운다면 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이던 헬무트 콜의 최장 총리 재임 기간과 같은 16년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메르켈 총리는 연방하원 원내 단일 세력인 기독사회당과의 합의 아래 기민-기사당 연합의 단일 최고후보로 나서 2005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두고 총리직 3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그의 4연임은 당연시됐다. 통일 독일 초대 총리였던 콜도 세우지 못한 유례없는 고공 지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정점을 찍은 난민 사태에 대한 대승적 포용 정책으로 인기가 급락하면서 회의론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메르켈의 연정 부총리를 맡고 있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민당 당수가 지난달 총리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하지만 집권 다수인 기민-기사당 연합 내에 메르켈을 대체할 후계자가 부상하지 못했다. 메르켈의 지지율이 아무리 떨어졌다고 해도 사민당 당수인 가브리엘 부총리에 대한 지지율을 한참 앞선다는 점도 4연임 총리를 향한 행로에 박차를 가하게 만들었다. 현지 주간 빌트 암손타크에 따르면 설문조사기관 엠니트의 여론조사에서 독일인 중 55%가 그의 4선 도전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고 유럽 곳곳에서도 우경화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서구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로서 메르켈의 존재 가치가 더욱 부각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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