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가 美대선후보 감별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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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군사지원 지지”… “예루살렘 수도로 인정”
‘유대계 표심잡기’ 클린턴-트럼프 방미 네타냐후와 잇따라 만나
동맹관계-대사관 이전 등 재확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가의 ‘최대 스폰서’인 유대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유대계는 미 인구의 1.9%에 불과하지만 정치 금융 교육을 포함한 주요 분야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후보는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각각 만나 양국의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클린턴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 핵 합의,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미국이 이스라엘에 10년간 380억 달러(약 41조8000억 원)의 군사 지원을 하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유엔 등 제3자가 개입하지 않고 당사자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는 것도 지지한다고 했다. 클린턴은 회동을 마친 뒤 “강하고 안전한 이스라엘은 미국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한 시간 동안 회동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대사와 트럼프의 유대계 출신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합석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을 통해 예루살렘 동부를 편입하고 1980년 통합 수도로 선포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경제 수도인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1995년 미국 의회는 1999년까지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미 정부는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유대계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다. 2008년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유대인의 78%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국익에 상충되는 발언을 하자 지지율이 50%대로 뚝 떨어졌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였던 유대계 출신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뉴욕 월가를 쥐락펴락하는 유대계에겐 탐탁지 않은 공약을 내걸어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힐러리#트럼프#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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