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G20서 ‘혹독한 신고식’

  • 동아일보

오바마 “무역질서 흔들지 말아야”… 아베 “英서 日기업 떠날 수도”
‘소프트 브렉시트’ 요구에 곤혹

취임 후 첫 공식 외교무대에 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4일 그는 “영국은 유럽연합(EU) 밖에서 번성할 수 있으며 자유무역의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양자 회동에 들어가자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향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소프트 브렉시트’(EU와의 단일 시장을 유지하는 브렉시트)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양국 관계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를 들어야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협상에서 우리의 무역과 상거래 관계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5일 메이 총리와의 첫 만남에서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서 계속 머무르려면 영국이 더 확신을 줘야 한다”며 압박했다. 쓰루오카 고지 주영 일본대사는 “브렉시트 이후 충분한 이익을 못 낼 경우 일본 기업은 (영국을 떠나는 것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며 “영국은 EU와 브렉시트 협상 전 투자자와 상의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본 외무성도 전날 EU 단일 시장에서 나올 경우 영국에 진출한 일본 은행, 자동차, 제약회사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일본은 전체 EU 투자 중 절반을 영국에 쏟고 있다.

메이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힝클리포인트 C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만나 껄끄러운 상황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메이#g20#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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