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집권 후 양안관계 ‘급속 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15시 00분


코멘트
대만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5월 20일) 취임 100여 일을 맞은 양안(중국과 대만)이 상대방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상륙 작전 훈련을 벌이는 등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전임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 ‘제 3국공 합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밀월 관계는 완전히 바뀌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대만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전구의 부대로, 저장(浙江) 성 후저우(湖州)에 주둔하고 있는 제 1집단군은 8월 중순 동부 연해에서 ‘대만 상륙 작전 훈련’을 실시했다. ‘31시간 연속 공방전’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훈련에는 수륙양용 기계화 보병사단이 참가해 특수 병력을 항공기를 이용해 목표 도서에 낙하시킨 뒤 상륙 부대와 군함을 인도하고, 공중에서 타격하는 등의 훈련이 실시됐다고 홍콩 밍(明)보는 30일 보도했다.

밍보는 이번 훈련을 통해 중국군은 대만해협을 건너 상륙해 직접 타격할 수 있으며, 대만 상륙작전에 화력 지원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PHL-03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40km 이상의 유도미사일로 푸젠(福建) 성에서 발사하면 대만 서해안까지 도달한다고 전했다. PHL-03 미사일은 폭이 약 130km인 대만 해협을 지나 신주(新竹)까지 날아가고 대만 상륙작전을 벌일 때 엄호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밍보는 전했다.

이에 맞서 대만 육해공군이 동원돼 진행 중인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훈련에서는 중국의 기습 공격이나 침투에 맞서 상륙 차단 및 긴급 대응과 관련한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밍보는 전했다. 차이 총통은 25일 방탄복과 방탄 헬멧으로 무장하고 훈련장을 찾아 연설해 대만 수호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대만 해군은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일인 7월 1일 남부 펑후(澎湖) 해역의 군함에서 ‘항모 킬러’용으로 자체 개발한 사거리 300km의 대함 미사일 ‘슝펑(雄風)-3’ 발사 훈련도 실시했다. 미사일은 2분가량 순항하다 인근 해역에 있던 대만 어선에 떨어졌지만 발사 방향이 대륙을 향하고 있어 중국군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차이 총통이 1월 당선된 이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한 ‘92년 공식(共識)’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 총통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양안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외교 무대에서도 양안의 대립이 이어져 아프리카의 소국 감비아가 3월 중국과 수교 관계를 회복했다. 최근에는 대만의 22개 수교 대상인 교황청이 중국과 수교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어 대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