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9월 애플에 최대 21조 세금 추징”…미국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18시 23분


코멘트
유럽연합(EU)이 다음달 애플에 최대 190억 달러(약 21조2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국과 EU 사이에 감정이 격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24일 백서에서 “EU가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에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며 “이는 국가간 합의를 넘어선 초국가적인 세금”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EU는 2013년부터 3년간 아일랜드에 있는 애플의 자회사 두 곳에 대해 벌여온 세무조사 결과를 다음달 발표한다. 애플에 대한 EU의 조사는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거래할 때 가격을 조작해 세금 부담을 줄이는 ‘이전가격 조작(트랜스퍼 프라이싱)’에 초점이 맞춰졌다. 애플이 법인을 둔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평균 23% 수준인 EU 국가, 최고 35%인 미국의 법인세율에 비해 크게 낮다. 게다가 아일랜드 정부는 애플에게 2%의 법인세만 물리고 있다. EU는 아일랜드 정부와 애플 간 불법적인 이면계약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내에서 발생한 매출을 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자회사로 계상해 조세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EU는 이미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와 불법적인 세금협상을 벌였다는 이유로 스타벅스와 피아트 크라이슬러에 2000만~3000만 유로(약 252억 원~378억 원)의 체납세를 요구했다. EU는 아마존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사를 하고 있다.

그동안 로비를 통해 세금 추징을 막으려 애써온 미국은 발끈했다. 루 장관은 “EU가 불공정하게 미국 기업만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EU가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미국 재무부는 가능한 대응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우리는 세금을 추징하는데 미국에 대한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다”며 “EU법은 EU에 진출한 모든 회사들에게 차별 없이 적용되고 있다”고 맞받았다. EU는 법인세 회피 비용으로 회원국들이 연 5000만~7000만 유로를 손해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조세법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브뤼셀 당국으로부터 공정한 답변을 듣지 못한다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