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애 거절했다 전신 화상 입은 여대생 근황 공개…응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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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2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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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보 캡처
사진=웨이보 캡처
“내 시간은 아직 열여섯 살 시절에 멈춰 있다. 이 몸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 했다. 이미 스물한 살이 됐지만, 현실과 마주하기는 힘들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시에 살고 있는 저우옌(21)이라는 여성은 최근 현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에 화상 자국이 있는 자신의 얼굴과 팔다리 등 전신사진을 공개하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21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5년 전 16세 고등학생이었던 저우옌은 같은 반 남학생인 타오루쿤의 고백을 거절했다가 변을 당했다. 타오루쿤이 고백을 거절당한 뒤 분을 참지 못하고 저우옌에게 라이터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것이다.

당시 사건으로 저우옌은 전신 피부면적의 30%에 해당하는 얼굴과 목, 가슴, 팔다리 등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 귀의 일부는 절제해야 했다.

특히 가해자인 타오루쿤의 부모가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대중의 공분을 샀다.

타오루쿤은 12년 징역형을 선고받아 지난 2012년 12월 수감됐다. 하지만 타오루쿤의 부모는 저우옌에게 “아들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에 동의 서명을 하지 않으면 치료비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저우옌이 최근 웨이보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그는 민소매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화상 흉터를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저우옌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내 꿈 중 하나는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꿈이 멀어지고 내가 완벽한 신붓감은 아닐지라도 그 꿈을 이뤄낼 것이다”라고 삶의 의지를 밝혔다.

현지 네티즌들은 저우옌의 용기 있는 행동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저우옌이 웨이보에 올린 게시물은 일주일 만에 5900건 이상 공유됐으며 16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타오루쿤의 부모는 5년이 지난 올해 3월에 저우옌에게 180만 위안(약 3억 400만 원)의 배상금을 건넸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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