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3선 하원의원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자신의 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한나 뉴욕주 하원의원(공화당)은 2일 뉴욕 주 시러큐스 지역신문 ‘포스트스탠더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이런 뜻을 밝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동안 트럼프에 반감을 표현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클린턴을 찍겠다고 선언한 현역의원은 그가 처음이다.
한나 의원은 최근 트럼프 후보가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무슬림 부모들을 공격한 것에 대해 “지켜야 할 건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 당(공화당)에서 활동하기에 부적합한 인물로 국가를 이끌 수 없다”며 “반성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나 의원은 “여러 이슈에서 클린턴 후보와 생각이 다르다”면서도 “그(클린턴)는 인생의 난관들을 극복했다. 나라를 잘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육 확대, 여성 건강보험 지원 등 자신이 헌신해온 분야들에서 클린턴이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한나 의원은 공화당원을 향해 “(이 결정을)많은 당원들이 반기지 않겠지만, 언젠가 ‘진정한 후보’를 갖고 승부를 겨루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지역구인 뉴욕 22선거구는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49.2%를 얻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48.8%)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곳이다.
최근 트럼프의 무슬림 비하 발언은 공화당 의원들조차 비난을 쏟아낼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은 “트럼프가 최근 미군 전사자 부모를 헐뜯었지만, 그의 발언은 공화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 공화당 후보들의 시각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 역시 “트럼프의 발언은 군인이나 군인가족이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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