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스타플레이어’ 총출동… 트럼프 ‘가족잔치’와 차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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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후보지명’ 全大 25일 개막

25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은 도널드 트럼프(70)와는 뚜렷이 차별되는 이벤트로 대세론을 다시 지피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클린턴은 공화당 전대 바로 다음 날인 22일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을 지명했다. 막판까지 고심하다 뽑은 카드였다. 히스패닉인 토머스 페레스 노동부 장관과 흑인인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 카드도 저울질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케인 의원은 중도 성향으로 1998년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 시장을 비롯해 버지니아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거쳤다. 한번도 선거에서 진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지지층을 자랑한다. 가톨릭교도인 데다 청년 시절 온두라스 선교사 활동을 위해 배운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히스패닉 비하를 일삼아 온 트럼프를 겨냥한 포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이 백인 남성 등 취약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23일 대표적인 경합 주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날아가 케인과 함께 첫 합동 유세를 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날이 서 있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부동산 개발을 하며 흑인들에게 (자신이 지은) 아파트 입주를 불허했을 때 케인은 무주택자와 홈 리스를 위한 정책을 구상했다”고 트럼프와 케인을 비교했다. 케인은 히스패닉이 많이 사는 지역 특성을 감안한 듯 스페인어로 “모두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며 “트럼프가 당신의 뒤를 봐주겠다고 하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22일 수락연설에서 “당신의 목소리가 되겠다(I am your voice)”라고 한 것을 비꼰 것이다. 또 “트럼프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라며 “힐러리는 트럼프처럼 동맹을 휴지통에 처박지 않는다”라고 했다.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물론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요구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클린턴은 전당대회에 ‘올스타급’ 연사를 대거 등장시켜 ‘가족 잔치’라는 평가를 받은 트럼프와 차별화한다. 첫날부터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내세우는 것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를 거부해 아수라장이 된 공화당 전대와 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 마이클 브릭스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샌더스는 많은 면에서 크루즈와 다르다”며 전당대회에서 샌더스가 통합의 구심점이 될 것을 예고했다. ‘진보 여전사’로 통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연단에 선다.

2008년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오바마 대통령과 한때 ‘힐러리 대항마’로 거론된 조 바이든 부통령도 나서 왜 클린턴이어야 하는지 연설한다.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연설이 무기인 오바마가 어떤 말로 호소할지도 관심사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외동딸 첼시 ‘클린턴 재단’ 부대표도 나선다. 첼시는 28일 마지막 연사로 나선다.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와 첼시는 한때 절친한 사이였지만 대선 레이스 이후 사이가 소원해졌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불협화음이 터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CNN은 “클린턴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너무 무난한 인물을 골랐다. 진보적인 부통령 후보를 원했던 샌더스 지지층이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케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등 진보 진영이 탐탁지 않게 여길 만한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케인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일부 샌더스 대의원들은 “끔찍한 선택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전당대회에서 샌더스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퇴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AP가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한기재 기자
#힐러리#미국#대선#민주당#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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