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디애나서 승리, 더이상 무시 못하는 고지올라…‘사실상 공화당 후보’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4일 10시 45분


부동산 재벌로 정치 경험이 전무한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의 최종 대선 후보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을 주관하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당의 최종 후보"라며 답합을 촉구했다.

레인스 프리버스 RNC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presumptive)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을 무찌르기 위해 단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공화당 인디애나 경선에서 예상대로 승리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누적 대의원 수는 1053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대의원 매직넘버(1237명) 달성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디애나 승리를 위해 분투해 온 크루즈 의원은 패배를 인정하고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지지자들과 만나 "승리를 위한 길이 닫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누적 대의원 수가 150여 명에 불과해 최종 승리 가능성이 아예 없다.

등장부터 막말과 극단적 공약으로 아예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점쳐졌던 그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미국의 유력 대선 후보가 됐다

기성 정치권의 언사에 염증을 느끼던 유권자들은 거칠지만 속 시원한 말을 내뱉는 트럼프에 열광했다. 특히 백인 저학력 남성들이 트럼프 후보에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 보수적 정치 성향이 강한 이들 집단은 트럼프의 성공한 사업가적 면모를 높이 샀다.

또 초등학생들도 이해하기 쉬운 트럼프의 연설 스타일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 했다. 그는 이민 개혁, 외교안보, 경기 침체 등의 복잡한 문제를 극도로 단순화시켜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종 후보 자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미국 대선은 사업가 출신 정치 신인 트럼프 후보와 베테랑 정치인 클린턴 전 장관의 맞대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아직까지는 클린턴 전 장관이 양자 대결에서 우세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래 발표된 여론조사 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트럼프가 이변을 연출할 조짐이 서서히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인 2%p 차이로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전날 처음으로 발표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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