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계속되는 ‘트럼프 때리기’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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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 방문 중에도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견제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하노버 산업박람회 연설에서 “우리 정치에 (남을 배척하는)편협함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이민자와 무슬림을 희생양으로 삼는 정치의 출현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름만 언급하지 않았을 뿐 멕시코 이민자를 범죄자로 몰고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롯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백악관 기자회견 등 공식석상에서 트럼프의 행태를 비판해왔다. 2월 공식 기자회견에선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을 정도다.

백악관은 기자들 질문에 답을 한 것이라고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CNN은 “트럼프는 총기규제 강화와 건강보험개혁을 비롯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재앙이라고 표현해왔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완전히 뒤집는 것은 물론 미국의 위상도 크게 추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반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고조시키는 효과가 있고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에 따르면 임기를 10개월 남긴 지난달 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51%. 빌 클린턴(62%)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최근 40년 사이 임기 말 지지율이 가장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경선 후보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높고, 자금 동원 노하우와 정세 분석력까지 앞서 후보 선출 이후 백악관 지원을 원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나설 경우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민주당을 하나로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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