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식당 前 종업원 “한국 손님 대화 들으며 정보 수집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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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5일 1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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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운영 중인 북한 식당과 관련, “한국 손님이 없으면 운영이 어렵다”는 이야기와 함께 식당 종업원들이 손님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얼마 전까지 외국의 북한 식당에서 파견 일꾼으로 근무했다는 J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VOA는 J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언제, 어느 나라의 북한 식당에서 근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인터뷰 서두에서 J씨는 “저희 임무는 당 자금 보충을 위한 외화벌이”라며 “목표는 1년에 20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를 벌어 바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이어 J씨는 “식당 손님들의 ”60~80%가 남조선 사람“이고 ”남조선 사람들이 식당에 안 오면 식당 운영이 불가피하게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독자 대북제재의 하나로 ‘외국 내 북한 식당 이용 자제’를 권고한 것이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뒷받침이다.

J씨는 또 ”접대원들에게는 식당 출입 외국인, 특히 남조선 사람 (정계, 재계)들이 주고받는 대화정형(상황), 동향, 신원파악 등을 수집 보고할 의무가 있다. 보위원들이 주로 식당 인원들을 감시, 통제하면서 그런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손님에 대한 북한 종업원들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남조선 손님들은 같은 민족이라는 점, 식당에 오는 손님들이라 해서 반갑게 대해주고 일련의 대화도 나눈다“며 ”하지만 저희는 남조선 손님들을 믿을 수 없는 사람들로 본다. 인간의 의리와 정직함은 뒷전에 있는 사람들이라 진심을 나누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VOA는 J씨가 북한에서 받은 교양과 너무 다른 바깥 세상을 보며 인간답게 사는 자유로운 삶을 동경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터뷰 말미에 J씨는 ”그저 바깥 세상 사람들처럼 상상 높은 자유와 권리는 못 누려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관리하고 책임지는 초보적 자유와 권리만이라도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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