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메콩강 개발 내세워 동남아 영향력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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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태국 등 5개국과 회담… ‘같은 강물 마시는 인연’ 강조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 강 유역 개발을 논의하기 위해 주변 6개국이 한자리에 모였다. 중국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이다.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중국이 이번엔 ‘같은 강물을 마시는 인연’을 내세워 ‘메콩 강 외교’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3일 보아오 포럼이 열리는 하이난(海南) 섬에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탐마봉 통싱 라오스 총리, 사이 마욱 캄 미얀마 부통령,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을 만나 첫 ‘란창(瀾滄) 강-메콩 강 정상회의(란메이 정상회의)’를 열었다. 메콩 강은 중국에선 란창 강으로 불린다. 리 총리는 “6개국의 제도화된 협력은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남남(南南) 협력의 새로운 실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미풍이 모이면 태풍의 힘을 발휘한다’는 동남아 속담을 언급하며 상호 협력을 강조했다.

메콩 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 주변 5개국으로 흘러가는 대하천으로 길이가 4020km에 이른다.

중국은 란메이 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15일부터 메콩 강 상류인 윈난(雲南) 성 징훙(景洪) 댐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메콩 강 하류 지역의 가뭄 해소를 돕기 위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방류가 베트남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천펑잉(陳鳳英) 연구원은 “란메이 협력은 정치 안보 사회 인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다른 협력 프로젝트에 비해 폭이 넓다”고 말했다.

중국의 메콩 강 상류 댐 방류에 대해 태국에서는 비판적인 해석도 나온다. 선심을 쓰듯 상류 댐 수문을 열었지만 실은 중국의 필요에 따라 매년 반복해 온 일이라고 방콕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태국 수자원국의 수폿 토비짜끄차이쿨 국장은 “중국의 수문 개방은 매년 수로를 이용한 화물 운송과 교역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매년 이맘때쯤 강물을 방류한다”고 말했다. 태국 환경운동가들도 중국의 댐 수문 개방은 선심성 행위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메콩강#란메이정상회의#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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