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중국해 인근에 中견제용 공군기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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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과 25년만에 재파병 합의… 전략 요충지 등 5개 기지 사용
오바마-시진핑 3월말 美서 정상회담… 남중국해 긴장완화 논의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의제로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양국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는 것은 지난해 9월 시 주석의 방미 이후 처음이다. 당시 시 주석은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 “중국은 인공섬을 군사 거점화할 의도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의 융싱(永興·영문명 우디) 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기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또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인공섬에 활주로를 건설했고, 파라셀 제도의 한 섬엔 전투기까지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긴장을 높이는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 주석에게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실질적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정상회담 등 다양한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공군력과 해군력을 활용해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국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필리핀에 병력 배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의 필리핀 파병은 1991년 필리핀 상원에서 미군 주둔 연장안이 부결돼 이듬해 미군이 철수한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 인근 기지에서 중국군의 움직임에 대응하기를 원하고, 필리핀은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군에 맞서 미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군의 필리핀 주둔은 2014년 양국이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른 후속 조치다.

양국은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필리핀의 안토니오 바우티스타 등 공군기지 4곳과 포트 막사이사이 육군기지 1곳 등 5개 기지를 미군이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필립 골드버그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는 “(5개 기지에 대한) 미군 배치가 매우 신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다음 달 필리핀을 방문해 미군 파병의 세부 계획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5개 기지 중 안토니오 바우티스타 공군기지는 스프래틀리 제도와 300∼400km 떨어진 곳이다. 미군이 남중국해의 분쟁지역을 쉽게 정찰하고 긴급 상황에선 재빨리 전투기를 출동시킬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미군이 사용할 군기지에 민다나오 섬의 룸비아 공군기지가 포함된 것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확장을 억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IS는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해 필리핀 이슬람 반군단체들과 손잡고 민다나오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미중정상회담#인공섬#필리핀재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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