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TV토론회에서 트럼프, 크루즈 정면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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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2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주 첫 예비경선(2월1일)을 앞두고 14일(현지시간) 개최된 TV토론에서 정면충돌했다. 둘은 한때 공화당 대선 주자 중 가장 가까운 사이였으나 크루즈가 지난해 ‘이슬람국가(IS)’ 테러 후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며 급상승하자 최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왔다.

크루즈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폭스비즈니스뉴스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요즘 자신을 겨냥해 ‘출생지 논란’을 제기하는데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면 트럼프도 자격이 없다”며 역공을 폈다. 트럼프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가 캐나다와 미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가 2012년 캐나다 국적을 포기했다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공격해왔다.

크루즈는 “트럼프 주장대로라면 부모 양쪽이 모두 미국 땅에서 태어나야 한다”며 “그렇다면 나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고 트럼프 역시 자격이 없다. 모친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변호사를 통해 (출생지 논란) 문제를 검토해봤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는 크루즈에게 “당신의 머리 위에는 커다란 물음표가 있다.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이 크게 소송을 걸 것”이라며 “당신이 공화당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오히려 크루즈는 트럼프가 뉴욕에서 나고 자란 것을 문제 삼았다. 오랫동안 민주당에 친화적인 뉴욕의 문화에 익숙해 공화당 대선 주자로서 보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것. 크루즈는 “트럼프가 낙태에 찬성하고 동성결혼을 옹호하며 사회적으로 진보적인 ‘뉴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는 보수주의 정신과 맞지 않으며 (뉴욕) 맨해튼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뉴욕은 위대한 곳이며 위대한 사람들이 산다. 크루즈의 발언은 매우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발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핵문제가 정식 토론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슬람국가(IS)’ 등에 대해서는 사회자가 질문했으나 북핵 이슈에 대해서는 아예 질문이 없었다. 다만 트럼프는 통상 등 경제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론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어 자신들이 원하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며 “북한은 중국 없이 심지어 먹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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