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에 쓰러진 中 60대 노인… 아무도 돕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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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공개돼 충격
오토바이 타다가 물에 잠겨 발버둥, 행인 외면… 뒤늦게 일으켰지만 숨져

중국에서 60대 노인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주변 행인들이 본체만체 지나가는 일이 벌어져 타인의 곤경에 무관심한 세태에 대한 자탄의 목소리가 높다.

7일 중국 허난(河南)TV에 따르면 허난 성 카이펑(開封) 시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폭우 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60세 노인이 도로의 물이 불어나 도로 한복판에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물에 반쯤 잠긴 이 노인은 일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이때 주위를 지나던 사람이 여럿 있었으나 그냥 지나쳤다. 몇 대의 오토바이와 차량도 그냥 지나갔다. 옆에 서 있던 보행자 3명은 쓰러진 오토바이에 가까이 다가갔으면서도 머뭇거리기만 했으며 한 여성이 노인을 가리키며 도와주라고 사정했지만 끝내 외면했다.

노인이 쓰러진 뒤 약 3분이 지나 거리를 지나던 다른 보행자들이 노인을 일으켜 세워 데리고 갔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이 노인이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해 숨지는 장면은 길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방송을 통해 그대로 방영됐다.

중국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중 하나인 신랑(新浪)왕은 38초 분량의 화면을 애도의 음악과 함께 내보냈다.

지난달 초에는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에서 한 여성이 다리 난간에 서서 투신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말리지 않고 지켜보다 여성이 떨어지자 환호하는 장면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준 사람이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어 남의 일에 나서서 도와주는 것을 꺼린다는 말도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빗길#노인#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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