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스톱?… 갈림길에 선 美대선 ‘트럼프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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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공화 대선후보 첫 TV토론회
경쟁후보들 철저한 검증공세 별러… 트럼프 “대세 굳히는 계기될 것”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사진)의 돌풍은 이번 주에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가 주최하는 공화당의 첫 대선 주자 토론회가 6일 예정대로 열리기 때문이다.

미 전역에 생중계되는 이번 토론회의 중심인물은 단연 트럼프가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토론회 직전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화당 주자 17명 중 7명을 탈락시키고 10명만 참석시키는데, 여기서도 트럼프가 1위를 하면 토론회장 한가운데 앉게 된다. 다른 주자들은 지지율 순서대로 1위 주자를 부채꼴 모양으로 둘러싼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이번 기회에 트럼프의 막말 논란과 정책 능력의 한계를 들춰내겠다며 검증 공세를 벼르고 있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한 달 정도는 잘나갈 수 있다”며 트럼프 돌풍이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가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고 한 점을 거론하며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반박하겠다”고 했고,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토론회를 거치며) 트럼프도 다른 주자들처럼 부침을 겪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2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직전까지는 사업가였지만 이젠 사업가가 아닌 정치인”이라며 “어떻게 미국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 유권자들에게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등 막말과 기행 논란에 대해선 “내가 먼저 (상대 주자들을) 공격한 게 아니라 그들이 공격하니까 되받아친 것일 뿐”이라며 “토론회에선 경쟁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돌풍이 계속되는 배경 중 하나로 이른바 ‘트럼프이즘’을 꼽으며 쉽게 돌풍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했다. 트럼프가 누구보다 확신에 찬 어조로 대선 정국을 휘젓고 있다 보니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강한 인상을 심어 주고 있으며, 이는 지지율 고공 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요인이라는 것.

트럼프는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 실시해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공화당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 19%의 지지율을 기록해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15%),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14%)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대선#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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