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대만 총통선거 ‘女 대 女’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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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후보지지도 훙슈주 1위… 민진당 차이잉원과 맞붙을 듯
누가 되든 대만 첫 여성 총통 탄생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후임자를 뽑는 내년 1월 선거는 여성 후보 간 대결로 압축돼 대만 사상 첫 여성 총통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당이 3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12일과 13일 실시한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단독 후보로 나선 훙슈주(洪秀柱·67)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 격)이 지지율 최소 기준인 30%를 넘는 46.2%를 얻었다고 14일 발표했다.

국민당은 4월 차기 총통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훙 부원장 등 3명이 등록했으나 훙 부원장만이 ‘당원 1만5000명 지지 서명’이라는 당내 관문을 통과했다. 국민당은 또 ‘여론조사 30% 이상 지지’를 얻어야 후보 지명에 나설 수 있다는 규정도 적용했다. 국민당이 다음 달 19일 개최하는 전국당대표대회에서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훙 부원장을 후보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진보당은 단독 출마를 선언한 차이잉원(蔡英文·58) 주석을 올 4월 15일 경선 없이 당 집행부 추천 형식으로 후보로 결정한 상태다.

두 여성 후보 중 한 명이 총통으로 선출되면 1949년 대만이 중국 대륙에서 분리된 후 첫 여성 총통이 탄생한다. 중국과 대만을 통틀어 여성이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은 당나라 시대 측천무후(則天武后) 이후 처음이다. 측천무후는 당나라 고종의 황후로 스스로 15년간 ‘주(周)나라 황제’를 칭했다가 물러났다.

훙 부원장은 이날 “대만에는 중화민국파만 있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총통 선거 승리도 예상하는 관측이 나오자 “오늘의 기쁨에 빠지지 말고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진당 차이 후보는 “훙 부원장이 순조롭게 후보가 되길 바란다. 새로운 선거 문화를 이루자”며 인사를 건넸다.

‘작지만 매운 고추’라는 별명을 가진 훙 부원장은 쇄신을 바라는 국민당에 새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중앙 정치 무대 경험이 적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홍콩의 ‘우산 혁명’ 시위 여파로 대만 내에서 중국에 비판적인 세력이 커져 양안 교류에 적극적인 국민당 후보가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이 주석은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을 거치며 행정 경험을 쌓았으며 2008년부터 민진당 주석을 맡았다. 2012년 총통 선거에서는 마 총통에게 득표율 6%포인트 차로 패배했지만 참신한 이미지로 높은 기대를 모았다. 차이 주석은 지난 선거에서 민진당이 지나치게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 ‘안정 추구’ 세력이 이탈한 점을 감안해 이번에는 ‘대만 독립 반대’를 밝히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여성#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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