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정부가 다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 능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압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한 직후 나온 이 기사는 미국의 MD 체제가 북한과 이란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공식화하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NYT는 ‘중국이 미사일들을 더 강력하게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 주석은 미국과 핵 및 ICBM 개발 경쟁에 주저했던 과거 중국 지도자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중국이 ICBM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영토주권을 강화하고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MD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8일 미 의회에 제출된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은 ‘둥펑(東風·DF)-5’ ICBM에 여러 개의 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를 공격하는 ‘다탄두 각개 유도 미사일(MIRV)’을 새로 장착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DF-5 20기를 지하 격납고에 보유 중이며 이 가운데 10기가 개량돼 미사일 1기당 3개의 탄두가 장착됐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렇게 되면 DF-5를 통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발사될 수 있는 탄두의 수가 종전 20개에서 40개로 늘어나는 것이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미국을 서태평양 지역에서 몰아내려는 중국의 노력에 대응하는 신호를 보낼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미 국방부는 MD 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분쟁 해역에 군함을 보내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내 미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는 기사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미국 하원은 전날 6120억 달러(약 665조 원) 상당의 국방예산안이 반영된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을 찬성 269표, 반대 151표로 통과시켰다. 예산안에는 미국 동부지역 MD 체계 강화를 위해 3000만 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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