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일제히 “아베, 과거사 사죄하라”

  • 동아일보

NYT “방미 성공여부 사과에 달려”… WP “피상적 언급땐 亞 긴장 고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26일·현지 시간)이 임박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전쟁범죄를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미 유력 언론들은 아베 총리에 대해 과거사를 사죄하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사설에서 “(이번) 방미의 성공 여부는 그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지에도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그의 모호한 발언은) 그가 사과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희석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도쿄(東京)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동아시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보도는 아베 총리의 언행에 대한 미국 주류 사회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일본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인 시민단체들도 항의 시위를 벌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7)는 19일 워싱턴에 도착해 아베 총리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20일 일본 민영방송에 출연해 8월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일본 정계에 밝은 한 소식통은 21일 “아베 총리가 현재 미국 의회 연설문을 작성하고 있는데, 국내외 반응을 봐가며 과거사에 대한 표현의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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