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난민선 지중해서 침몰… 650여명 숨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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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람페두사 남쪽 193km해상서… 2015년 들어 유럽 밀항중 참변 잇따라

아프리카 난민 700여 명이 탄 배가 18일 밤 지중해에서 뒤집혀 탑승자들이 대부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에서 남쪽으로 약 193km,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27km 떨어진 해상에서 난민 700여 명이 탄 배가 전복돼 46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난민은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정원을 초과해 승선한 난민들이 지중해에서 지나가는 상선의 주의를 끌고자 한쪽으로 몰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사고 이후 이탈리아와 몰타 해군은 현장으로 출동해 뒤집힌 선박 주변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벌였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대변인은 “구조와 시신 수색 작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시신만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 경비정과 상선 등 배 20척과 헬기 3대도 이번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

아프리카 난민이 몰려드는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올해 초 난민선에 올랐다가 숨진 희생자가 지난해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12일에도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당시 이 난민선에는 약 550명이 타고 있었으며 140명 정도만 구조됐다. 익사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일부 포함됐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100여 명이 탄 난민 선박에서 종교 갈등으로 싸움이 벌어져 이슬람교도 출신들이 소수인 기독교 난민 12명을 바다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교도 난민 15명이 이탈리아 시칠리아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이 급증해 대규모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선박 침몰 사고를 포함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소 1600명이 난민선 전복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IOM은 올해 지중해를 무사히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간 이주자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난민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국경수비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약 50만 명의 난민이 리비아 해안에 몰려와 유럽으로 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난민선에 승선하려는 사람들은 내전과 가난을 피해 새 삶을 찾으려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사람이 대다수이며, 최근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리비아 난민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난민선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IOM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다. 2000년부터 집계하면 2만2000명이 넘는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다 숨졌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 입국한 난민은 28만 명에 이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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