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집단성폭행 기사는 오보” 고개숙인 롤링스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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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보도로 美사회 파문
일방적 증언 제대로 사실확인 안해… 편집장 공식 사과하고 기사 취소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이 지난해 보도했던 버지니아대 집단 성폭행 사건 기사에 대해 5일 오보라고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기사는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만 이날 취소됐다.

롤링스톤의 윌 다나 편집장은 지난해 11월 보도한 ‘캠퍼스 내 강간’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독자와 모든 관련자, 버지니아대 당국과 재학생에게 사과한다’는 글을 이날 웹사이트에 올리고 이 기사를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기사는 버지니아대 남학생 사교클럽 ‘파이 카파 사이’ 회관에서 집단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신입생 재키의 증언을 토대로 썼다. 재키는 대학교 1학년이던 2012년 동아리 파티에 참가했다가 동아리 건물에서 남학생 7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명문대에서 발생한 폭음과 성폭행, 숨겨진 문화까지 묘사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4개월간의 경찰 조사 결과 성폭행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사건 당일 어떠한 파티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키가 성폭행범으로 지목한 남학생의 이름도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다 재키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오보 논란이 불거지자 롤링스톤은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에 객관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를 마친 대학원 측은 이 기사에 대해 ‘피할 수 있었던 저널리즘의 망신’이라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수십 년 경력의 기자들이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거나 동료들의 사실 확인 요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등 취재 방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기사에서 교내 집단성폭행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파이 카파 사이는 6일 “롤링스톤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롤링스톤의 보도는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고 우리 회원이 가담하지 않은 범죄에 대해 우리의 책임이라고 오보를 냈다”며 “저널리즘의 규범이 크게 추락한 슬픈 사례”라고 비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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