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아로 오해받아 나무 밑에 2시간 동안 묻혔던 여자 아기가 극적인 계기로 목숨을 건진 일이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영국 매체 미러가 최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인 루시아윤(Lu Xiaoyun)은 남편과 7세 된 딸, 친정어머니와 함께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 성에 살고 있다.
자신이 임신 16주라고 알고 있던 루 씨는 최근 밭에서 일을 하다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끼고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임신 20주(아이의 장기가 거의 완성되는 시기)가 안 된 때였기 때문에 루 씨는 자신이 분명히 유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식을 듣고 온 루 씨 남편은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내고 힘없이 누워있는 루 씨를 보고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온 구조대원들은 루 씨 뿐 아니라 아기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 부부는 유산이 확실하다며 “의미 없는 일”이라 말하고 루 씨를 위해 급하게 병원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 루 씨의 친정어머니는 ‘유산된 아기’를 마당 나무 밑에 묻어버렸다.
그러나 루 씨 부부가 찾아간 병원의 의사는 아기가 임신 20주 전에 나와도 살아있을 수 있다며 병원으로부터 우선적으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기 아빠는 집으로 부리나케 달려갔고, 아기를 땅에 묻었다는 장모의 말을 듣고 마당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결국 루 씨는 땅 속에서 숨쉬고 있는 아기를 발견,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료진은 루 씨가 임신 기간을 잘 못 알고 있었다며 아기가 임신 24주에 미숙아로 태어났고 인큐베이터 생활을 하면 건강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기는 결국 병원에서 3일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고 퇴원해야 했다. 아기 아빠는 “장모님은 지병을 앓고 있고 나에겐 일곱 살짜리 큰 딸이 있다. 아내는 전업 주부다. 우리 집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나뿐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다행히 이 부부의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잇따랐고, 결국 아기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인큐베이터 속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루 씨 가족이 아기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서둘러 땅에 묻은 것이 아기의 성별과 관련해 저지른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최근 중국이 단독 두 자녀 정책(부모 모두 또는 한 쪽이 외동일 경우 자녀 두 명을 출산할 수 있음)을 시행하고 있고 남아 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와 같이 생각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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