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3% “오바마 취임후 인종갈등 더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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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하룻밤에 해결될 문제 아냐”
퍼거슨市-뉴욕 경관 불기소 관련… 일부지역 시위, 방화-약탈로 변질

비무장 흑인을 숨지게 한 백인 경찰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폭력과 파괴, 상점 약탈 등으로 변질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위대 200여 명은 7일 밤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졌고 순찰차에 방화를 시도했다. 일부는 인근 고속도로를 점령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인근 버클리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전자매장의 유리창을 부수고 침입해 제품을 약탈해갔다. 마이애미에서도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고 시애틀에서는 시위대 200여 명이 경찰에게 돌을 던지다가 7명이 체포됐다. CNN은 “각 지역에서 폭력시위대를 저지하거나 체포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찰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백인 경찰에게 목 졸려 숨진 흑인 에릭 가너 씨를 추모하는 노래로 캐럴을 개사해 부르거나 어린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길바닥에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 인(die in)’인 시위를 벌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흑인 대상 케이블방송 ‘베트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흑백 간 불신과 갈등)는 하룻밤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일어난 사건과 50년 전에 일어난 일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여러분의 부모나 조부모, 삼촌들에게 물어보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 계열의 블룸버그 폴리틱스가 이날 발표한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뒤 미국 내 인종갈등이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36%는 ‘이전과 다름없다’고 했고 상황이 나아졌다는 대답은 9%뿐이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오바마#인종갈등#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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