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스케일? 中, 5년간 투자 낭비로 사라진 돈 ‘7500조 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15시 35분


코멘트
미국 CBS ‘60분’ 중국 부동산 버블편 화면 캡처. 중국 후난성의 한 텅빈 신도시.
미국 CBS ‘60분’ 중국 부동산 버블편 화면 캡처. 중국 후난성의 한 텅빈 신도시.
을씨년스러운 텅 빈 아파트촌, 짓다 만 고속 도로, 가동이 중단된 제철소 등 '유령도시'가 중국 전역에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신문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정부의 부양 정책과 과잉 건설로 2009년 이후 낭비된 투자 규모가 6조8000억 달러(우리 돈 약 7500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쉬처(徐策) 연구원과 NDRC 산하기관 거시경제연구소의 왕위안(王元)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지난 2009년과 2013년 비효율적인 투자로 낭비된 금액은 해당년도 중국 경제 전체 투자액의 거의 절반에 이를 정도였다고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했던 철강이나 자동차 산업에서 투자 낭비가 심했다.

보고서는 투자 낭비의 원인으로 매우 느슨한 통화정책과 정부 투자계획에 대한 부실한 감독, 관리들에 대한 왜곡된 인센티브(성과보수) 구조 등이라고 들었다. 연구원들은 보고서에서 "(최근) 투자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다"면서 "이런 현상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더욱 분명해졌으며 많은 과잉 투자와 낭비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발생한 프로젝트 실패, 부실 채권 등은 금융 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잠재적인 경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FT는 부실 투자의 원인으로 보고서에 나온 것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 자금의 상당 부분이 투자를 책임 진 공산당 관리들의 손에 들어간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년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광범위한 공직자 부패 방지 운동을 벌였다.

컨설팅회사인 이머징 어드바이저스 그룹의 조너선 앤더슨 설립자는 부실한 감독과 투자 열기로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약 1조 달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를 빼돌린 것으로 환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당시 지방정부 관리들이 아침에 깨어나 보니, 중앙 정부가 모든 경제 투자 제한을 해제해 버렸다고 생각해 보자"라며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공금을 유용하거나, 연관된 다른 공용 계좌에 넣어두거나, 잘 아는 업자나 친구들에게 계약을 부풀려 몰아주고 공금을 빼돌리는 등 돈의 유혹에 저항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