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든 5세아동 적진 침투 훈련”…아이들이 ‘살인병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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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계정 '아부 이브라힘'
유튜브 계정 '아부 이브라힘'
겨우 5살이나 되었을까. 금발 머리의 유아가 권총을 들고 적진에 침투하는 훈련을 받는 동영상이 최근 유튜브에 공개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 영상이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라카 주(州) 거리에서 찍은 것이며 고사리 손에 들린 총은 장난감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 작은 아이는 IS가 집중적으로 육성 중인 '차세대 전투원'이다.

동영상에서 아이는 군사 훈련이 능숙한 듯 길 건너편으로 빠르게 침투하며 가상을 적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조교인 듯한 IS 군인이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가 든 총은 진짜 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장난감도 아니다. 아이는 공기총을 들고 훈련 중이다. 영상에는 비슷한 또래의 다른 아이도 보인다. 한창 엄마 품에서 재롱을 피울 나이의 아이들이 '살인 병기'가 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IS가 서방과의 장기전을 대비해 어린이 전사를 양성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르면 6~7세 아동까지 징집해, 성전 중 전사(戰死)하는 대원은 바로 천국에 간다는 말로 현혹한다는 것이다. 라카 주의 어린이 훈련소 중 하나인 알샤레아에는 16세 이하 어린이군인이 250~300명 배치돼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어린이들은 여기서 극단적 교리, 자살폭탄 테러법, 전투기술을 비롯해 인질을 참수하는 법까지 배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아 권총 훈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사람들은 '라카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대량학살'이라는 시민운동가 집단이다. 이들은 원래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싸웠지만, 지금은 반(反) IS의 진영에 서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이들의 지속적인 고발 덕분에 시리아의 참상이 외부 세계에 조금씩 알려졌다.

이 단체의 조직원 아부 이브라힘 라카위(22) 씨는 "라카 시민 90%는 IS에 반감을 품고 있다. 나머지 10%는 IS가 돈과 식량을 주는 바람에 매수된 것이다. 미군의 공습 이후 일부 사람들이 IS의 편에 서서 대항하겠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대다수 시들은 IS가 사라져 주길 바란다"라고 바이스뉴스에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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