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反부패 저항 맞서 단합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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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건국 65주년 행사에 前現 지도부 총출동 왜?

신중국 건국 65주년(1일)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기념행사에 중국을 움직이는 신구 권력이 총출동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포함한 7명의 현직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함께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등장한 것. 중국에서 세 명의 전현직 국가주석이 한 행사에 참가하기는 2012년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되면서 그 정치적 함의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 외에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와 리루이환(李瑞環) 전 중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자칭린(賈慶林) 리란칭(李嵐淸) 전 부총리,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 우관정(吳官正)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리창춘(李長春) 전 선전담당 상무위원, 뤄간(羅幹) 전 중앙정법위 서기, 허궈창(賀國强)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도 참석했다. 모두 장, 후 전 주석 시절 상무위원이다.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전현직 상무위원이 한자리에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후 전 주석을 덩샤오핑(鄧小平)에게 천거한 정치적 은사 격인 혁명 원로 쑹핑(宋平·97)도 자리를 빛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현직 지도자의 이례적인 공개 노출은 단합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반부패 투쟁에 따른 저항과 홍콩 시위까지 겹친 안팎의 도전을 맞은 시 주석이 단합을 과시해 권력 기반이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참석한 지도자 중에는 반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된 인물이 적지 않아 시 주석의 ‘호랑이(부패한 고위 관료) 사냥’이 이들에게까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약간의 ‘숨고르기’ 후 다시 칼을 빼들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 주석도 이날 연설에서 “공산당은 스스로 자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법치’를 주요 항목으로 제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건국 65주년#시진핑#신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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