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체제 종식 이후 가장 강력한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복을 선언했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인 수단으로 경제를 압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규범과 규칙에도 반한다. 보복에 나서야 한다”며 “행정부에 보복 수단을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보복 수단 중 하나로는 유럽 항공사의 시베리아 상공 통과 제한 및 금지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유럽 항공사들은 시베리아 상공을 지나가지 못하면 1회 운항에 최대 3만 달러(약 31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비행시간도 약 1시간 반 늘어난다. 시베리아 상공을 지나가는 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가장 경제적인 노선이다. 우회 항공로는 냉전 당시 이용했던 걸프 만이나 앵커리지 공항 등을 경유한다.
이 밖에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 전자부품도 서방이 아닌 중국에서 구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 소비자 권리 보호기관인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4일 “미국 바턴사의 버번위스키 ‘켄터키 젠틀맨’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며 “해당 제품의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미국산 냉동 닭고기도 수입 금지 품목에 곧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식적으로 정치적 이유는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미 식품안전규정 위반 등을 내세워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식품 수입을 금지하며 사실상 보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1일 러시아가 폴란드의 과일과 채소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폴란드는 연간 10억 유로(약 1조4000억 원)가 넘는 손실을 보게 됐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6일에도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을 포위하고 공습을 이어갔다. 러시아도 4일까지 우크라이나 쪽 동부 국경지대에 병력 3만3000명, 전차 160대 이상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궁지에 몰린 반군은 러시아에 병력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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