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껴안기’… 무역블록 가입 허용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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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회담서 지원안 내놔
연락사무소-범죄인 접견권 합의… 中여행객 대만서 환승도 인정

중국이 대만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지역 무역 블록’ 가입 허용을 검토하고 양측에 사무처를 설치하는 등 양안 관계 발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을 방문 중인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장관급)은 왕위치(王郁琦)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과 만나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현안을 논의했다.

마샤오광(馬曉光)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중국은 대만이 다른 지역 무역 블록에 가입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은 싱가포르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했을 뿐 다른 나라나 지역과는 중국이 저지해 무역 블록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중국이 대만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더 확대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대만이 가장 원하고 있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중국으로선 대만이 미국 영향권에 완전히 편입되는 것을 막고 있는 만큼 무역 블록 가입 허용은 양안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과 대만은 이와 함께 양안 간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상대 당국에 체포된 범죄인의 접견권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중국 여행객이 자국 항공기를 타고 대만까지 가서 다른 항공기로 갈아타고 제3국에 가는 것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중국은 대만을 항공기 경유지로 인정해 주면 해당 노선이 국제선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해 왔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SCMP는 “이번 조치는 대만 관광업에 매우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장관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1949년 양안 분단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올해 3월 대만 학생 시위대가 중-대만 서비스무역협정에 반대하며 입법원(국회)과 행정원 청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자 양안 간 행정·경제 협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이 대만 발전을 지원한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현지 여론을 긍정적인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인 포용 정책을 내놓았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대만#지역 무역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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