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비축유 방출… 에너지 수출의존 러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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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 16일 주민투표 앞두고 우크라 “EU와 협력협정 체결” 맞불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을 묻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미국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함으로써 에너지를 무기로 휘두르는 러시아를 압박했다.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와의 협력 협정을 서두르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며 “러시아가 다른 길을 가지 않으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에너지부 대변인은 12일 전략비축유 500만 배럴을 방출해 14일 입찰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유한 전략비축유(6억9600만 배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야체뉴크 총리는 이날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에 맞서 ‘EU와의 협력협정’ 체결로 맞불을 놓기로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다음 주 EU와의 정치부문 협력협정에 서명하고 EU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데시치차 외교장관 대행은 우크라이나가 12일 옛 소련연방 출신국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완전히 탈퇴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3일 독일 연방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를 향해 “정치 경제적으로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인사의 자산 동결, 비자 발급 중단 등 2차 제재안을 EU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남서부 로스토프 주, 벨고로드 주 등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야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크림공화국 주민투표에 앞서 무력시위를 벌여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미국#전략비축유 방출#러시아#크림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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