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러갔다 혹 붙이고 온 아베 측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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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참배’ 해명에도 美 시큰둥… “한일관계 개선” 쓴소리만 들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해명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 인사들이 미국 측으로부터 오히려 훈계를 들었다.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워싱턴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만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언급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해 입장 차를 해결하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 등을 설명한 뒤 “일본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날 야치 국장은 라이스 보좌관과 회담한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사히신문뿐만 아니라 지지통신도 “야치 국장의 워싱턴 회담에서 야스쿠니 문제가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의 보도가 맞다면 야치 국장은 야스쿠니 사태를 해명하려다 오히려 훈계를 들은 셈이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외무성 부대신도 13∼15일 워싱턴에서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 등 정부 및 의회 관계자를 만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미국 인사들은 아베 총리의 참배에 대해 일정 부분 이해하면서도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고 일본 TBS방송이 16일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미국에 온 일본 측 인사들과의 폭넓은 만남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미일의 국가안보회의(NSC) 연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라이스 보좌관과의 만남을 추진했던 야치 국장은 핵심 장관인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만났다. 초당파 일미의원연맹의 일본 측 인사들과 기시 부대신도 방미 기간에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번스 부장관 등 중량급 인사를 만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미국의 환대는 야스쿠니 참배로 소원해진 미일 관계 회복과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재참배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아베#미국#신사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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