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자유무역구 기획한 리커창, 개막식 돌연 불참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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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내부 반발 의식 행사 축소”

‘아이가 태어나는데 아버지는 어디에 있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9일 열린 중국 상하이(上海) 자유무역시험구 개막식에 대해 이런 말이 돈다고 30일 전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 정책을 대표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리 총리 등 공산당의 지도부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중앙 정부에서는 상무부 가오후청(高虎城) 부장(장관)이 참석하고 상하이 한정(韓正) 서기와 양슝(楊雄) 시장 등이 기업인들과 함께 참석했다.

이번 시험구가 리 총리의 야심작이었기에 참석하지 않고 축사도 없었던 배경에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세계의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은행 증권 보험 감독 기관의 수장들도 줄줄이 불참해 참석 인사만 보면 초라한 행사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상하이 공직사회와 중국 인터넷에서 리 총리와 왕양(汪洋) 부총리 등이 개막식에 왜 참석하지 않았는지가 큰 의문으로 떠올랐다”며 “시험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행사가 축소된 것은 공산당 내부에 남아 있는 반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연구중심 천보(陳波) 부주임은 “일부 인사들은 시험구가 ‘늑대를 집안에 풀어놓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고 신징(新京)보가 30일 전했다.

한편 상하이 시범구가 홍콩의 경쟁력을 잠식한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는 등 파문 진화에 나서고 있다. 상무부 국제무역국 인쭝화(殷宗華) 국장은 “시험구가 홍콩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홍콩도 시험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상하이#자유무역구#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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