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화학무기 포기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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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재안 수용” 공식 밝혀
러, 美에 4단계 폐기 세부안 전달… 유엔 “화학무기 사용 배후는 아사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12일 러시아가 제안한 중재안에 따라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24의 다마스쿠스 특파원과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화학무기를 국제사회 통제 아래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위협은 이번 화학무기 포기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러시아24를 통해 나온 소식을 전하며 “시리아와 러시아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시리아로 하여금 4단계에 걸쳐 화학무기를 폐기할 것을 제안하는 중재안 세부 계획을 만들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12일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가 먼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가입하고 △화학무기 저장고 및 생산 시설에 대해 공표하며 △이 시설들에 대한 OPCW 전문가 사찰을 허용하는 한편 △전문가들과 언제 어떻게 화학무기를 폐기할지 협의하는 절차를 밟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를 조사했던 유엔 조사단은 화학무기 사용 세력이 아사드 정권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1일 이번 조사 내용에 정통한 유엔 관리 3명을 인용해 “조사단은 아사드 정권이 독가스 참사에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풍부한 증거들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1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한다. 보고서는 아사드 정권이 독가스로 국민을 살해했다고 직접 지목하진 않았지만 로켓 부품, 토양 및 혈액 샘플 등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시리아 정부에 책임을 묻기에 충분한 정황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는 시리아에 첨단 군사무기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고정밀복합체 지주회사의 알렉산드르 데니소프 사장은 소규모 군사·산업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공중방어 시스템인 판치르-S1(나토명 SA-22) 24대를 시리아에 공급할 것이라고 12일 이타르타스통신에 밝혔다.

군사행동 이전에 외교적 해결 노력을 우선하겠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1일 “외교 협상에 걸리는 시간, 외교 실패 시 군사행동에 나서는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상하원도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표결을 다음 주 이후로 미루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12, 13일 열리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회동 결과 등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편 시리아 사태 중재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프라우다 등 러시아 언론은 12일 세르게이 콤코프 러시아교육재단 이사장이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에 푸틴 대통령을 후보로 추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도 푸틴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미경·파리=전승훈 특파원 mickey@donga.com
#바샤르 알아사드#시리아#화학무기#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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