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서도 군인에 칼부림… 유럽 이슬람테러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英 군인 참수 테러 3일만에
北아프리카계 30대 남성이 파리 외곽 기차역에서 순찰 군인 습격
獨 경찰 “이슬람주의자 공격 징후”

英 “이슬람 사이트 8000곳과 전쟁”

영국 런던 외곽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가 영국 군인을 참수 테러한 뒤 3일 만인 25일 프랑스 파리에서도 군인이 칼부림을 당했다. 또 외르크 지에르케 독일 연방경찰청장은 24일 독일 주 내무장관 회동에서 “독일에서도 테러가 발생할 징후가 있다”며 “이슬람주의자 등 몇몇 용의자가 폭탄공격을 계획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유럽 각국이 이슬람 테러의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25일 오후 5시 50분경 파리 서쪽 외곽 신시가지 라데팡스의 교외선(RER) 역에서 4기병대 소속 세드리크 코르디에 씨(25)가 테러 감시 순찰 중 뒤에서 달려든 괴한의 흰색 커터 칼에 2차례 목을 찔렸다. 코르디에 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북아프리카계 출신으로 보이는 30대 남성. 190cm 정도의 큰 키에 비니를 쓰고 검은색 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수염을 길렀다고 한다. 범인은 아무 말 없이 쇼핑객이 붐비는 상점가로 도주했다.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은 “모든 정황이 런던 사건과 유사하지만 현재 신중하게 판단하려 한다”고 말했다. 사건은 파리 대(對)테러 검찰에 배정됐다. 장이브 르드리앙 국방장관은 “피해자가 군인이었기 때문에 죽이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올해 1월 내전 중인 아프리카 말리의 정부군을 돕기 위해 군사개입을 한 이후 알카에다 등 테러 집단의 보복을 우려해 왔다. 한편 말리의 프랑스군 부대에서 수십 대의 대형 트럭이 남부 코트디부아르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프랑스군이 본격적인 병력 철수에 들어갔다고 BBC가 보도했다. 약 4000명의 병력을 투입한 프랑스는 지난달 100여 명을 본국으로 복귀시키는 등 철수를 시작했으며 9월까지 2000명, 연말에는 1000명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런던 테러를 저지른 마이클 올루미데 아데볼라조는 6개월 전 국내정보국(MI5)에서 이슬람 급진단체에 정보원으로 침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으며, 두 달 전에는 경찰에 구금된 적이 있다고 친구인 아부 누사이바(31)가 25일 BBC 인터뷰에서 말했다. 누사이바는 인터뷰 녹화 후 테러 공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25일 이번 사건 용의자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케냐 당국에 따르면 아데볼라조는 2010년 11월 테러 단체 알샤바브에 합류하러 소말리아로 가던 중 테러 음모 연루 혐의로 케냐에서 체포됐었다고 26일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영국 당국은 자생적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웹사이트 8000곳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현재 100여 개 국가의 2만5000여 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사이트에서 동료를 모집하고 테러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극단주의 교리를 펴는 이슬람 등 종교 지도자의 활동을 감시하고 억제하기 위한 ‘극단주의자·급진화 방지 태스크포스’를 신설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이설 기자 taylor55@donga.com
#이슬람테러#군인참수#칼부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