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연내 국가간 계좌정보 교환… 비밀계좌 탈세 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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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비밀계좌를 통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국가 간 계좌정보 자동교환 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은행의 비밀주의를 제거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계좌정보 자동교환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 비밀계좌 보유자 명단 폭로 및 애플 아마존 등 다국적 기업의 세금회피 논란이 EU의 ‘탈세와의 전쟁’에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에 나온 최종안에 따르면 EU는 올해 말까지 저축예금 계좌정보 교환 제도를 실시한 뒤 점차 그 대상을 전체 예금계좌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비밀계좌가 몰려 있는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조세피난처 국가들도 참여시킬 방침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탈세와 은행비밀주의는 철폐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은행비밀주의 제거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은행계좌 정보 교환은 다른 금융 중심 국가들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EU 회원국인 룩셈부르크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 국가로 알려져 있다.

EU 역내의 탈세 규모는 연간 1조 유로(약 144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EU 27개 회원국 전체의 의료보장 비용보다도 많은 수치다. EU는 은행 영업의 비밀주의가 탈세를 부추김으로써 국가재정을 부실하게 만들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금융위기를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U#탈세#계좌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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