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하시모토 ‘위안부 발언’ 충돌, 얘기 들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5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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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아베 선긋기에 "위안부에 상처주는 쪽은 아베 정권"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의 '위안부 발언' 파문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하시모토 대표의 '개헌 밀월'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당시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대표의 발언에 대해 "나와 아베 내각, 자민당의 입장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그러면서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 마음 아파한다는 점은 역대 정권과 입장이 같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하시모토 대표는 "일한기본조약(한일청구권협정)에 근거해 법적으로 해결됐다고 말하는 쪽이 과거 위안부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아베 총리를 포함한 자민당 내각이 겉으로는 '그들의 고통에 아파한다'면서도 법 논리를 앞세워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변호사 출신인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배상은 어렵지만 확실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고 밝힌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의 각의 결정과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村山) 내각의 무라야마 담화가 "역사인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며 비판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위안부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시에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라며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이제까지 발언이 "옛 위안부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한술 더 떠 "과거 구미 각국이 자유연애라는 이름 아래 현지의 여성들을 이용해온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일본만 부당하게 모욕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시모토가 아베 정권의 '개헌 파트너' 1순위로 꼽히는 일본 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여권에서 등을 돌리는 것은 하시모토의 발언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위를 벗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시모토 대표는 지난 13일 '전쟁 때 (군인들에게) 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 위안부제도가 필요하다' '주일 미군이 병사들의 욕구 해소를 위해 풍속업(매춘업)을 활용하면 좋겠다' 등의 발언을 해 국내외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15일 오키나와여성단체연락협의회 등 현내 25개 여성 단체는 성명을 통해 하시모토의 발언은 "여성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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