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치닫는 이라크 종파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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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헬기 동원해 수니파 공격… 보복공격 이어져 사흘새 147명 숨져

이라크에서 정부군이 헬기를 동원해 수니파 무장단체와 시위대를 공격하고, 수니파가 보복공격에 나서면서 사흘 동안 최소 147명이 숨졌다.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갈등이 내전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는 경찰과 수니파 무장세력이 충돌하면서 19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4일에는 술라이만베크와 칼레스 등지에서 수니파 무장단체와 정부군이 전투를 벌여 22명이 숨졌다. 술라이만베크에서는 수니파 무장세력이 경찰서와 군 기지를 점령하자 정부군이 헬기에서 총탄을 퍼붓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23일 북동부 하위자에서 수니파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군이 충돌하고, 수니파 무장단체가 보복공격을 감행하면서 80명이 숨졌다. 이 밖에 바그다드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로 사흘 동안 26명이 사망했다.

이라크 내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참여했던 수니파 각료 2명은 폭력사태에 대한 항의로 23일 사임했다. 뉴욕타임스는 “수니파는 정부군을 ‘이란(시아파)에 충성하는 군대’라고 욕하고, 시아파는 수니파를 ‘알카에다와 가까운 극단주의 세력’이라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이 이라크를 내전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했다.

팔루자, 라마디 등 수니파 밀집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다. 수니파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시아파가 집권하면서 수니파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니파와 권력을 분점해온 알말리키 총리가 ‘앞으로는 시아파 중심으로 정부를 이끌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종파 갈등이 확대된 원인의 하나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내전#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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