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리들, 감시 피해 초호화판 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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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부패 사정바람 거세지자… 구내식당 개조 묘안 짜내

중국 지방 관리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이후 불고 있는 반(反)부패 사정 바람을 피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푸젠(福建) 성 관리들이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을 초호화판으로 리모델링해 연회를 벌이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한 관리는 “개조된 식당은 5성급 호텔처럼 화려하다”며 “모든 게 식당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밖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며 식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식당을 개조하면서까지 연회에 집착하는 것은 중국의 뿌리 깊은 접대 문화 때문이다. 한 관리는 “풍성한 저녁식사는 일을 할 때 필수”라고 말했다. 배정된 예산을 다 사용해야 할 필요성도 비용을 아끼지 않고 호사스러운 연회를 하게 하는 배경이다. 이 신문은 “올해 배정된 예산을 다 쓰지 않으면 내년에 예산이 깎이게 된다. 식당 개조는 예산을 소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공무원들이 지역 유지로부터 대접을 받는 관행도 여전하다. 다만 호텔이나 최고급 음식점이 아닌 은밀한 곳으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다. 지린(吉林) 성에서는 관리들이 기업인들의 집에서 저녁을 즐기기도 한다. 한 식품공장 사장 소유의 주택은 밖에서 보면 평범한 시골집이지만 내부는 초호화판으로 꾸며져 있다. 사우나 시설도 갖춰져 있다. 한 관리는 “이런 데 오면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시진핑#초호화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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